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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리뷰 (살수 카르텔, 배신의 미장센, 단독자의 생존) 넷플릭스에서 밤새 뭘 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틀어버린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길복순입니다. 처음 봤을 때 "이게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구나" 싶었던 그 감각이 두 번째 관람에서도 고스란히 살아 있었습니다. 세련된 킬러 세계의 외피 뒤에 얼마나 날카로운 서사적 칼날이 숨어 있는지, 저만의 시선으로 찢어발겨 보겠습니다.영화 MK Ent.라는 살수 카르텔의 민낯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 저는 이 질문을 한참 붙잡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 대체 어디까지가 규칙이고 어디서부터가 폭력인가?" 영화 속 MK Ent.는 겉으로는 체계적인 계약 구조와 등급제를 갖춘 조직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뜯어보면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여기서 살수 카르텔이란, 청부살인 업계 내 독점적 지위를 가진 조직이 살인이라.. 2026. 7. 23.
영화 드림 리뷰 (미디어 위선, 홈리스 월드컵, 이병헌 감독과 질문)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에 그냥 가볍게 웃고 나오는 스포츠 코미디로 봤습니다. 박서준과 아이유가 나오니까, 잘 만든 오락 영화겠거니 했죠.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뭔가 불쾌한 기분이 남았습니다. 기분 좋은 불쾌함이 아니라, 제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뭔가 건드려진 느낌. 그게 이 글을 쓰게 만든 이유입니다.영화 미디어가 설계한 위선의 도살장, 이소민의 카메라가 겨냥한 것이 영화에서 저를 가장 먼저 잡아끈 건 이소민(아이유 분)이라는 캐릭터의 포지셔닝이었습니다. 그녀는 선한 PD가 아닙니다. 최소한 출발점만큼은요.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따내기 위해 홈리스 선수들의 사연을 정량화해서 시청자의 감정을 사는, 일종의 콘텐츠 생산자입니다.여기서 '미장센(mise-en-scène)'이라는 개념이 중.. 2026. 7. 23.
영화 육사오 (DMZ 미장센, 분단 코미디) 분단을 소재로 한 한국 영화라면 으레 눈물겨운 이산가족 서사나 민족 화해의 감동 코드가 뒤따른다고 알려져 있는데, 영화 육사오(6/45, 2022)는 그 공식을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57억 원짜리 로또 장표 한 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날아가면서 벌어지는 남북 병사들의 소유권 분쟁. 제가 직접 보고 나서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이유는 웃음 뒤에 꽤 날카로운 무언가가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영화 DMZ 미장센이 만들어 낸 코미디의 밀도일반적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긴장감과 숙연함을 전제로 연출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육사오는 그 공식을 뒤집은 몇 안 되는 케이스입니다. 여기서 미장센(mise-en-scène)이란 카메라 앵글, 조명, 배우의 동선, 세트 배치 등.. 2026. 7. 22.
영화 밀수 (탐욕 카르텔, 해녀 액션, 느와르 미장센) 1970년대 한국 밀수 시장의 규모는 공식 수입액의 30%에 육박했다는 추산이 있을 정도로 광범위했습니다.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그 숫자가 단순한 경제 통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존 방식 자체였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이 소재를 고른 이유가 단순한 장르적 흥미가 아니었다는 것도요.영화 탐욕 카르텔이 설계한 군천 바다의 착취 구조영화가 그리는 1970년대 군천은 밀수 생태계의 완벽한 축소판입니다. 선상 브로커, 해녀, 세관 계장, 전국구 밀수 조직이 하나의 먹이사슬을 이루며 맞물려 돌아갑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수직적 착취 구조(Vertical Exploitation Chain)입니다. 수직적 착취 구조란 위계의 상단에 있는 집단이 리스크는 하단에 전가하고 수.. 2026. 7. 22.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 (국가주의, 반전 미장센, 파울 바우머)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저도 또 다른 전쟁 영웅담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 5분 만에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핏자국이 채 마르지도 않은 군복이 세탁되어 다음 신병에게 그대로 배급되는 장면 하나로,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에드바르트 베르거 감독의 2022년작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전쟁을 낭만화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영화입니다.영화 국가주의라는 설계도, 그리고 소모품이 된 청년들1917년, 17살의 파울 바우머는 부모님 몰래 고등학교 급우들과 함께 자원입대합니다. 소풍 가듯 웃으며 전선으로 향하던 그들이 현실을 직면하는 데는 채 며칠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단순히 1차 세계대전의 이야기가 아니.. 2026. 7. 21.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장센, 절제, 멜로영화) 멜로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저도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한국 멜로 영화가 어느 해였는지 되짚어보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만큼 이 장르는 극장에서 조용히 사라졌고, 우리는 그 공백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채우고 있습니다. 1998년작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바로 그 공백이 생기기 직전, 한국 멜로가 가장 높은 곳에 있었을 때 찍혀진 장면입니다.영화 신파 없이 죽음을 다루는 법, 절제의 미장센일반적으로 시한부 소재 영화라고 하면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신파(新派)적 연출이 뒤따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신파란 감정적 호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눈물, 절규, 이별 장면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서사 문법을 의미합니다.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시한부.. 2026.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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