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94 영화 검은 사제들 (한국 오컬트, 연출 기법, 트라우마) 한국 오컬트 장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데뷔작 입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영화 한국 오컬트 : 명동 한복판, 낡은 다락방에서 벌어지는 일혹시 명동 거리를 걷다가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 빌딩 어딘가에서, 지금 이 순간 아무도 모르는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하고요. 은 바로 그 질문을 영화 전체로 던집니다.영화는 악마에 빙의된 여고생 이영신을 구하기 위해 김범신 신부가 구마 의식, 즉 엑소시즘(Exorcism)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서 엑소시즘이란 종교적 의례를 통해 인간의 몸에 깃든 악령을 강제로 퇴치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가톨릭 교.. 2026. 5. 7. 영화 터널 리뷰 (폐쇄 공간, 사회 풍자, 원작 비교) 터널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몇 초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몇 초보다 훨씬 더 오래, 무언가가 천천히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붕괴된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들의 태도가 무너지는 소리요. 2016년 개봉한 김성훈 감독의 영화 터널은 단순한 재난 생존물이 아닙니다. 재난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해부한 사회 풍자극이었습니다.영화 폐쇄 공간, 어떻게 공포를 만드는가재난 영화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폐쇄 공간을 어떻게 시각화하느냐입니다. 제한된 배경 안에서 관객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지가 연출력의 척도가 되는데, 터널은 이 점에서 꽤 인상적인 선택을 했습니다.제작진은 실제 터널 크기에 맞는 실물 세트를 제작하고 수만 톤의 콘크리트 잔해를 물리적으로 배.. 2026. 5. 7. 영화 엑시트 영화 리뷰 (숙련의 가치, 연대의 힘, 출구의 의미) 재난 영화에서 주인공이 살아남는 무기가 '클라이밍 실력'이라는 설정,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피식 웃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이 설정이야말로 이 영화의 전부였습니다. 취업에 거듭 실패한 청년이 철봉이나 잡고 있다가 도심 재난에서 사람들을 구한다는 이야기, 단순한 오락 영화로 보기엔 묵직한 메시지가 너무 많았습니다.영화 숙련의 가치 : 10년의 직장생활, 세상에 버릴 경험은 없다영화 속 용남은 취업 시장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클라이밍 기술 때문에 집안의 구박을 받는 '잉여' 취급을 받습니다. 하지만 도심에 치명적인 가스가 살포되자, 그가 무수히 반복했던 턱걸이와 로프 매듭법은 사람들을 살리는 유일한 '절대 병기'가 되죠.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10년이.. 2026. 5. 7. 영화 스타 이즈 본 (상승과 하강, 진정성과 중독)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단순한 음악 멜로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 잭슨 메인의 눈빛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빛이 커질수록 다른 누군가의 그림자가 짙어진다는 것, 그 단순한 진실이 이렇게까지 가슴을 후벼팔 줄은 몰랐습니다.영화 상승과 하강 —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이유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 영화를 '스타를 발굴한 음악인의 사랑 이야기'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여러 번 돌려보면서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사람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어가는 과정을 담은 심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잭슨이 처음 앨리를 발견하는 장면은 놀랍도록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순간 이미 두 사람.. 2026. 5. 6. 영화 트루먼 쇼 (설계된 자유, 응시의 역전, 데이터 감옥) 솔직히 처음 트루먼 쇼를 봤을 때, 저는 그냥 '신기한 설정의 코미디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짐 캐리 특유의 과장된 표정 연기에 웃고 끝냈죠.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 한참 동안 멍했습니다. 화면 속 트루먼이 탈출한 게 아니라, 영화가 저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그 질문이 불편해서 다시 찾아봤고, 다시 볼수록 무서워졌습니다.영화 설계된 자유, 내 선택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잔인한 진실영화에서 가장 소름 돋는 지점은 트루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게 만드는 정교한 설계입니다. 제작자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이 첫눈에 반했던 실비아를 강제로 퇴장시키고, 그 자리에 메릴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결혼하게 만듭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아예 지워진 세.. 2026. 5. 6. 영화 부산행 리뷰 (이기심, 공간활용, 사회비판) 솔직히 저는 처음 부산행을 보기 전까지 한국형 좀비물이 이 정도 수준일 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할리우드 좀비물 따라가는 거 아닐까"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그 생각을 완전히 접어야 했습니다. KTX 열차 안에서 두 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이 영화는, 좀비 영화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한국 사회의 민낯을 가장 날카롭게 건드린 작품입니다.영화 이기심이 만든 진짜 공포일반적으로 좀비 영화의 공포는 감염자 그 자체에서 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부산행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은 좀비가 등장하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김의성이 연기한 용석이 살아있는 승객들을 향해 문을 걸어 잠그는 장면이 그렇습니다. 좀비에게 물리지도 않은 사람들을 감염 의심자로 몰아붙이며 배제하는 그.. 2026. 5. 5. 이전 1 ··· 57 58 59 60 61 62 63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