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94 영화 툼 레이더 (일루미나티, 행성 직렬, 빛의 삼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오락용으로 먼저 봤습니다. 비디오게임 원작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서사에 기대를 크게 걸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01년작 는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라라 크로프트가 비밀 결사 조직 일루미나티와 맞서며 시공간을 조작하는 외계 아티팩트 '빛의 삼각(Triangle of Light)'을 파괴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탐험 액션 서스펜스입니다. 게임 각색 영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제가 여러 번 되짚어 본 결과 그 안에는 전혀 가볍지 않은 서사적 명암이 켜켜이 쌓여 있었습니다.일루미나티가 설계한 비정한 사냥터 — 저택 침투와 앙코르와트 도살장영화는 라라 크로프트가 저택에서 밤샘 번지 로프 훈련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고요함을 무장 용병들이.. 2026. 9. 4. 영화 마틸다 (웜우드 가족, 트런치불, 허니 선생님) 어릴 때 책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런 거 읽어서 뭐가 되려고"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떠오른 얼굴이 바로 해리 웜우드였습니다. 1996년 영화 는 단순한 아동 판타지가 아닙니다. 천재 소녀 마틸다가 사기꾼 아버지 해리, 독재자 트런치불 교장, 그리고 따뜻한 허니 선생님을 차례로 만나며 자신의 존엄을 사수하는 이야기입니다. 보는 내내 웃다가 어느 순간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에 걸렸습니다.웜우드 가족이 설계한 비정한 도살장4살에 도서관 명작들을 독파한 마틸다를 두고 아버지 해리가 내뱉는 말은 "TV나 봐"입니다. 저도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황당함보다 슬픔이 먼저 왔습니다. 부모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기는커녕 짓밟는 장면이라, 마냥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해리는 중고차.. 2026. 9. 4. 영화 이퀄라이저 2 (미장센, 용병 카르텔, 단독자) 솔직히 처음 극장을 나오면서 "잘 만든 속편이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허리케인 속 해안가 마을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The Equalizer 2, 2018)는 전직 CIA 특수 요원 로버트 맥콜이 유일한 믿음의 동료를 잃은 뒤, 국가가 만들어낸 괴물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붙잡혀 있었던 건 액션의 화려함이 아니라, 맥콜이라는 단독자가 체제의 논리를 끝내 거부하는 그 서늘한 눈빛이었습니다.리프트 드라이버라는 위장과 브뤼셀의 도살장제가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맥콜이 리프트(Lyft) 드라이버로 살아가는 장면에서 묘하게 마음이 걸렸습니다. 전직 CIA 특수 요원이 왜 택시를 모는가, 라는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오히.. 2026. 9. 3. 영화 그린존 (WMD 조작, 정보 공작, 핸드헬드 미장센) 솔직히 저는 을 처음 볼 때 그냥 매트 데이먼 주연의 액션 밀리터리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건 전혀 다른 종류의 영화였습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실재했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조작 의혹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꽤나 불편하고 서늘한 작품이었으니까요. 그 불편함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WMD 조작과 정보 공작 — 영화가 드러낸 전쟁의 진짜 구조일반적으로 전쟁 영화라고 하면 명확한 적과 아군, 그리고 영웅의 희생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을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전혀 달랐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적은 총을 든 이라크 군인이 아니라, 자국 군인들에게 거짓 임무를 부여하고 그 오류를 은폐하는 미국 국방부 내부의 정보 카르텔이었으니까요.. 2026. 9. 3. 영화 이퀄라이저1 (보스턴 마피아, 하드보일드, 덴젤 워싱턴) 법이 멀쩡히 있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칼을 들어야만 했을까요. 영화 (The Equalizer, 2014)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을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특수부대 전설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 분)이 보스턴 심야 식당에서 어린 출장 창녀 테리(클로이 모레츠 분)를 만나고, 러시아 마피아 조직 '푸슈킨 카르텔'에 단독으로 맞서는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닙니다. 그것이 제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입니다.보스턴 24시 식당이 설계한 비정한 출발점정의가 있다고 믿는 세상에서 과연 테리 같은 사람이 구조받을 수 있었을까요. 저는 이 질문을 영화 내내 붙들고 있었습니다.맥콜은 홈하드웨어 마트의 평범한 직원으로 살아갑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마다 심야 식당을 드나들고, 그곳에.. 2026. 9. 2. 영화 괴물 (공권력 비판, 사회적 리얼리즘, 봉준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괴수 영화인 줄 알았는데, 다시 꺼내 보니 국가 권력이 어떻게 개인의 생명을 소모품으로 재단하는지 적나라하게 찍어낸 작품이더군요. 봉준호 감독의 2006년작 영화 (The Host)은 개봉 당시 1,30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썼고, 지금도 재난 장르의 기준점으로 꼽힙니다. 공권력 비판이 이 정도로 날이 서 있는 상업 영화는 전후로 드뭅니다.공권력 비판 — 방역이라는 이름의 도살장제가 이 영화를 다시 본 건 어느 겨울 새벽이었습니다. 뭔가 답답한 게 있을 때마다 꺼내 보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이 그중 하나입니다. 그날 새벽엔 괴물보다 정부 관계자들의 얼굴이 더 무서웠습니다.영화의 발단은 실제 사건에서 출발합니다... 2026. 9. 2.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