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95 영화 댓글부대 (여론조작, 미디어비평, 손석구) 인터넷 댓글 하나가 진짜 여론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누군가 이미 설계해 놓은 판 위에서 우리가 움직이는 걸까요. 영화 (2024)를 보고 나서 저는 한동안 모니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손석구가 연기한 기자 임상진이 짊어진 딜레마가, 제가 평소 온라인 여론을 바라보며 품어온 의구심과 너무 정확하게 겹쳐졌기 때문입니다.여론 조작의 설계도: 찻찻탓이 폭로한 디지털 공작의 실체영화의 핵심 소재는 온라인 여론 조작(Online Opinion Manipulation)입니다. 여기서 온라인 여론 조작이란 특정 집단이 댓글, 바이럴 콘텐츠, 밈 등을 조직적으로 생산·유포해 대중의 인식을 의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실제로 이는 영화적 상상이 아닙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드루킹 여론 .. 2026. 9. 14. 영화 핸섬가이즈 (오해의 코미디, 편견 해체, 호러코미디) 영화관에서 웃음을 참느라 입을 틀어막았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십니까. 저는 를 보면서 딱 그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성민과 이희준이 만들어낸 이 호러코미디는,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편견 카르텔을 정면으로 박살 내면서도 끝까지 웃음을 놓지 않는, 꽤 드문 결의 영화입니다.오해의 도미노 — 외모지상주의가 설계한 비정한 덫어딘가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 길에서 죽은 동물 옆에 서 있다면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예고편만 보고 "그냥 얼굴 개그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영화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유럽풍 전원주택을 마련해 시골 마을에 정착하면서 시작됩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외모입니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실망한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 2026. 9. 13. 영화 원더랜드 (AI 애도 서비스, 디지털 자본, 진짜 이별) 죽은 사람을 AI로 복원해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면, 그게 정말 그리움을 해소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슬픔을 유예시키는 걸까요. 영화 를 보면서 저는 내내 이 질문 하나를 붙들고 있었습니다. 김태용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이 작품은, 미래의 AI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나는 세계를 그립니다. 처음엔 감성 SF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AI 애도 서비스가 그리는 세계, 그 달콤한 함정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우주선 안에서 모닝콜을 걸어오는 AI 태주와 정인의 영상통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직접 스크린으로 마주한 그 첫 장면은, 솔직히 처음엔 꽤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하게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원더랜드'.. 2026. 9. 13. 영화 샤크 (팝아트 미장센, 자본주의 신화, 거짓말 고백) 2004년에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를 "아이들을 위한 유쾌한 바닷속 어드벤처"로 기억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들여다볼수록 전혀 다른 층위가 보였습니다. 허풍으로 쌓아 올린 신분 상승이 어떻게 허물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팝 아트 미장센(Pop Art Mise-en-scène)이 얼마나 정밀하게 계급 구조를 그려내는지를 분석하면서, 이 영화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는 확신이 굳어졌습니다.팝 아트 미장센 뒤에 숨은 자본주의 신화의 해부고래 세차장(Whale Wash)에서 혀 닦이 일을 하는 오스카가 처한 계급 구조를 처음 봤을 때, 제가 먼저 읽은 건 화면의 화려함이 아니었습니다. 바닷속 도시를 가득 채운 네온사인과 팝 아트 미장센, 즉 앤디 워홀식의 원색 범람과 광고 카피 같은 배경 .. 2026. 9. 12. 영화 프로메테우스 리뷰 (엔지니어, 데이빗, 바이오 웨폰) 창조주를 찾아 나선 인간들이 마주친 것이 구원이 아니라 말살 계획이었다면, 그 여정을 '위대한 탐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2012년 극장에서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경이로움보다 서늘함이 먼저였고, 그 감각이 10년 넘게 머릿속에 남아 결국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는 인류 기원이라는 거창한 질문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해부해 보면 그 질문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엔지니어의 오프닝과 피터 웨이랜드의 테드 강연 — 창조 신화는 처음부터 함정이었다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이슬란드 데티포스(Dettifoss) 폭포 앞에 선 엔지니어(Engineer) 한 명이 검은 액체가 담긴 그릇을 받아 마십니다.. 2026. 9. 12. 영화 페르마의 밀실 (밀실 설계, 골드바흐의 추측, 탈출 역공)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그냥 탈출 게임 류의 가벼운 스릴러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30분도 안 돼서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스페인 영화 (Fermat's Room, 2007)은 철벽 수학 퍼즐과 인간의 욕망이 한 공간에서 충돌하는, 생각보다 훨씬 잔혹하고 정교한 작품입니다. 벽이 좁혀오는 그 감각이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머릿속에 남았습니다.도살장으로 설계된 밀실, 그 구조를 프로파일링하다영화는 파스칼, 갈루아, 올리바, 힐베르트라는 가명으로 초대된 수학자 4명이 호숫가 외딴 저택에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가명들은 실존했던 위대한 수학자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여기서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치입니다. "저도 한때는 위대한 이름 뒤에 숨은 의도를 너무 쉽게 믿었던 것 같.. 2026. 9. 11.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66 다음